
“저번에 코치님이 말씀해 주신 방법 사용하니까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게 더 쉬워졌어요!”
“그렇죠?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도 익숙해지면 정말 도움이 될 거예요.”
“네 고마워요. 그런데… 저 물어볼 게 하나 있어요. 코치님도 영어 울렁증 혹시 있나요?”
“저도 물론 있었죠. 지금은 조금 괜찮아 졌지만, 예전에는 고생 많이 했어요.”
“정말인가요? 사실 얼마 전에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영어로 얘기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공부했던 표현들은 전혀 생각나지 않고 어쩌다 알 것 같은 표현들은 입에서만 맴돌지 뭐에요.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갔는데 결국 우물쭈물거리다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도망치듯 나와 버렸어요.”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영어울렁증은 영어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그럴 수 있어요. 만약 그렇다면, 그 고정관념만 없어져도 훨씬 더 편하게 영어로 말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금방 없어지지는 않을 거예요. 오랜 시간 동안 쌓여 온 생각들이니까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바꿔봐요.”
“고정관념이라… 처음 듣는 건데요? 뭐 20년 넘게 쌓아온 거면 쉽게 없어지지는 않겠죠. 구체적으로 뭐가 있어요?”
“외국인만 보면 울렁거린다고 했죠? 왜 그런 거 같아요?”
“당연히 영어 못하니까 그러죠. 영어만 잘해봐요! 그렇게 울렁댈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정말 영어만 잘 하면 없어질까요? 진짜 본질적인 영어울렁증의 이유를 알지 못 하면 계속해서 똑같은 고민을 해야 될 거예요. 사실 영어 울렁증은 영어보다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요인들이 문제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요인이요?”
“낯선 한국 사람하고 한자리에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잰잰님은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인가요?”
“음… 그렇지는 않죠. 조금 어색할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분들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활발하게 말을 잘 하지 못하거든요. 이렇게 남의 눈을 신경 쓰는 분들은 아주 편한 자리가 아니면 낯선 한국 사람과 어울리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음… 생각해보니 여러 번 봤던 외국인 앞에서는 울렁증이 좀 덜했던 것 같아요. 몇 번 보니까 조금 친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제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나봐요.”
“맞아요. 계속 영어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씩 말 실력이 좋아져도 외국인을 만날 때 생기는 부담감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생각을 바꿔봐야겠네요. 나중에 여행 가서 낯선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할 건데… 열심히 공부하고 한 마디도 못 하고 오면 억울할 것 같아요.”
“맞아요. 다음부터 사람들과 교류할 때 ‘나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야’라며 스스로를 가두는 습관을 버려보세요.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편안함은 외국인과의 영어 대화 상황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고, 결국 영어울렁증과 완전히 작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출발점이 되어 줄 거예요.”

코치재원의 추가조언
한국 사람이 더 무서운 현실
‘저는 영어를 배운지가 10년이 넘어가는데 외국인 앞에서 한 마디도 못 하겠어요', '영어만 하려고 하면 긴장이 돼서 말을 못하겠어요’
이런 말들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분명히 아는 말이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HI" 이외에는 입을 열지 못하고 냉가슴만 끙끙 앓다가 결국 얼굴이 빨개 도망치듯 빠져나오게 되는데요. 집에 와서는 ‘아! 그땐 이 말을 했으면 좋았을 걸...’ 후회하면서 이불을 뻥뻥 걷어찬 경험, 한두 번 정도는 누구나 있을 겁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정말 많습니다.
단순히 영어를 못 해서 나타나는 현상일까요?
사실 영어 울렁증은 단순히 영어에서만 이유를 생각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제 경험담에서 이미 한번 들어보셨을 텐데요. 영어 외적인 요인을 동시에 생각해 보고,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아무리 영어 듣기나 읽기를 잘 하게 되더라도, 심지어는 말하기에 자신이 생겨도 외국인과 대화할 때 부담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물론 성격이 호탕하고 매사에 적극적인 분들은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실력 이외의 요소로 우선은 크게 두 가지를 들어 보겠습니다. 같이 생각해 보시죠. 이것들만 해결 되어도 영어로 외국 사람과 대화하고 어울릴 때 심리적 부담이 많이 덜어질 겁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주변을 의식하는 성향을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저처럼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 중 대다수가 외국인이 아닌 같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도 조금씩 긴장을 합니다. 주변에 한국인이 한둘이라도 있으면 대화를 할 때 모두를 의식하곤 합니다. 처음 만나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단 둘이 자리를 함께 하는 것 자체도 조금 불편하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같이 얘기를 나눌 주제도 없고, 시간 내내 이어지는 어색함 때문에 쉽게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힘듭니다. 물론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 상대방의 반응 하나하나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성격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는 한, 외국인이건 한국인이건 낯선 이들과의 대화 상황에서 긴장하는 습관은 계속 남아 있을 겁니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평소에 만나기 쉬운 사람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은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 얘기를 나눠보기도 힘든 사람들입니다. 문화적인 코드도 다르고 함께 한 추억거리도 없는 아주 낯선 사람이라는 겁니다. 공통주제가 없는 낯선 사람과 얘기를 계속 쉽게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더군다나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눈까지 의식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덜 겪는, 그러니까 활발하고 낯가림이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빨리 익히곤 합니다. 같은 노력이라면 울렁증으로 인한 방해를 덜 받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낯선 외국인, 입으로 내뱉으려고 하는 표현의 정확성에 대한 강박관념, 부담백배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옆자리 한국인 친구들.
이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대화가 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면 그동안 한 마디 내뱉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게 느껴졌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외국인과 대화 할 때는 ‘내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주변을 너무 의식하고 상대방도 낯선 사람이니까 긴장되는 것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사실을 그냥 편하게 인정해 보세요. 대화를 할 때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겁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성격을 하루아침에 고칠 수야 없으니까요. 하지만, 원인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꾸준한 노력이 더해지면 결코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꼭 믿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사고력과 표현력의 괴리’를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모국어의 언어적 지식체계수준과 영어의 그것과의 차이가 심리적 괴리감으로 다가온다는 얘기입니다. 이 현상은 초보자들보다는 중급 이상의 말하기 실력을 가지게 되면 대부분 느끼게 될 겁니다.
같은 상황에서 한국어로는 길고 자세하게 말할 수 있는데 영어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자신이 가진 모든 생각이나 지식을 풍부하고 정밀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죠. 스스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는 분들일수록 느끼는 괴리감이 크고 강박증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면, 영어를 한국어와 똑같은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극소수의 특별한 케이스는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모국어와 같은 수준으로 내 사상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렵다는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일수록, 이런 ‘사고력과 표현력의 괴리’가 주는 심적 부담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저번에 코치님이 말씀해 주신 방법 사용하니까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게 더 쉬워졌어요!”
“그렇죠?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도 익숙해지면 정말 도움이 될 거예요.”
“네 고마워요. 그런데… 저 물어볼 게 하나 있어요. 코치님도 영어 울렁증 혹시 있나요?”
“저도 물론 있었죠. 지금은 조금 괜찮아 졌지만, 예전에는 고생 많이 했어요.”
“정말인가요? 사실 얼마 전에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영어로 얘기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공부했던 표현들은 전혀 생각나지 않고 어쩌다 알 것 같은 표현들은 입에서만 맴돌지 뭐에요.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갔는데 결국 우물쭈물거리다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도망치듯 나와 버렸어요.”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영어울렁증은 영어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그럴 수 있어요. 만약 그렇다면, 그 고정관념만 없어져도 훨씬 더 편하게 영어로 말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금방 없어지지는 않을 거예요. 오랜 시간 동안 쌓여 온 생각들이니까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바꿔봐요.”
“고정관념이라… 처음 듣는 건데요? 뭐 20년 넘게 쌓아온 거면 쉽게 없어지지는 않겠죠. 구체적으로 뭐가 있어요?”
“외국인만 보면 울렁거린다고 했죠? 왜 그런 거 같아요?”
“당연히 영어 못하니까 그러죠. 영어만 잘해봐요! 그렇게 울렁댈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정말 영어만 잘 하면 없어질까요? 진짜 본질적인 영어울렁증의 이유를 알지 못 하면 계속해서 똑같은 고민을 해야 될 거예요. 사실 영어 울렁증은 영어보다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요인들이 문제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요인이요?”
“낯선 한국 사람하고 한자리에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잰잰님은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인가요?”
“음… 그렇지는 않죠. 조금 어색할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분들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활발하게 말을 잘 하지 못하거든요. 이렇게 남의 눈을 신경 쓰는 분들은 아주 편한 자리가 아니면 낯선 한국 사람과 어울리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음… 생각해보니 여러 번 봤던 외국인 앞에서는 울렁증이 좀 덜했던 것 같아요. 몇 번 보니까 조금 친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제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나봐요.”
“맞아요. 계속 영어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씩 말 실력이 좋아져도 외국인을 만날 때 생기는 부담감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생각을 바꿔봐야겠네요. 나중에 여행 가서 낯선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할 건데… 열심히 공부하고 한 마디도 못 하고 오면 억울할 것 같아요.”
“맞아요. 다음부터 사람들과 교류할 때 ‘나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야’라며 스스로를 가두는 습관을 버려보세요.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편안함은 외국인과의 영어 대화 상황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고, 결국 영어울렁증과 완전히 작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출발점이 되어 줄 거예요.”
코치재원의 추가조언
한국 사람이 더 무서운 현실
‘저는 영어를 배운지가 10년이 넘어가는데 외국인 앞에서 한 마디도 못 하겠어요', '영어만 하려고 하면 긴장이 돼서 말을 못하겠어요’
이런 말들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분명히 아는 말이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HI" 이외에는 입을 열지 못하고 냉가슴만 끙끙 앓다가 결국 얼굴이 빨개 도망치듯 빠져나오게 되는데요. 집에 와서는 ‘아! 그땐 이 말을 했으면 좋았을 걸...’ 후회하면서 이불을 뻥뻥 걷어찬 경험, 한두 번 정도는 누구나 있을 겁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정말 많습니다.
단순히 영어를 못 해서 나타나는 현상일까요?
사실 영어 울렁증은 단순히 영어에서만 이유를 생각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제 경험담에서 이미 한번 들어보셨을 텐데요. 영어 외적인 요인을 동시에 생각해 보고,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아무리 영어 듣기나 읽기를 잘 하게 되더라도, 심지어는 말하기에 자신이 생겨도 외국인과 대화할 때 부담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물론 성격이 호탕하고 매사에 적극적인 분들은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실력 이외의 요소로 우선은 크게 두 가지를 들어 보겠습니다. 같이 생각해 보시죠. 이것들만 해결 되어도 영어로 외국 사람과 대화하고 어울릴 때 심리적 부담이 많이 덜어질 겁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주변을 의식하는 성향을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저처럼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 중 대다수가 외국인이 아닌 같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도 조금씩 긴장을 합니다. 주변에 한국인이 한둘이라도 있으면 대화를 할 때 모두를 의식하곤 합니다. 처음 만나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단 둘이 자리를 함께 하는 것 자체도 조금 불편하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같이 얘기를 나눌 주제도 없고, 시간 내내 이어지는 어색함 때문에 쉽게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힘듭니다. 물론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 상대방의 반응 하나하나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성격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는 한, 외국인이건 한국인이건 낯선 이들과의 대화 상황에서 긴장하는 습관은 계속 남아 있을 겁니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평소에 만나기 쉬운 사람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은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 얘기를 나눠보기도 힘든 사람들입니다. 문화적인 코드도 다르고 함께 한 추억거리도 없는 아주 낯선 사람이라는 겁니다. 공통주제가 없는 낯선 사람과 얘기를 계속 쉽게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더군다나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눈까지 의식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덜 겪는, 그러니까 활발하고 낯가림이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빨리 익히곤 합니다. 같은 노력이라면 울렁증으로 인한 방해를 덜 받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낯선 외국인, 입으로 내뱉으려고 하는 표현의 정확성에 대한 강박관념, 부담백배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옆자리 한국인 친구들.
이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대화가 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면 그동안 한 마디 내뱉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게 느껴졌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외국인과 대화 할 때는 ‘내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주변을 너무 의식하고 상대방도 낯선 사람이니까 긴장되는 것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사실을 그냥 편하게 인정해 보세요. 대화를 할 때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겁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성격을 하루아침에 고칠 수야 없으니까요. 하지만, 원인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꾸준한 노력이 더해지면 결코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꼭 믿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사고력과 표현력의 괴리’를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모국어의 언어적 지식체계수준과 영어의 그것과의 차이가 심리적 괴리감으로 다가온다는 얘기입니다. 이 현상은 초보자들보다는 중급 이상의 말하기 실력을 가지게 되면 대부분 느끼게 될 겁니다.
같은 상황에서 한국어로는 길고 자세하게 말할 수 있는데 영어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자신이 가진 모든 생각이나 지식을 풍부하고 정밀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죠. 스스로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는 분들일수록 느끼는 괴리감이 크고 강박증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면, 영어를 한국어와 똑같은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극소수의 특별한 케이스는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모국어와 같은 수준으로 내 사상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렵다는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일수록, 이런 ‘사고력과 표현력의 괴리’가 주는 심적 부담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