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머리가 굳어서 영어가 안 돼? (4-60대 문화센터 수강생 이야기)


“머리가 굳어서 영어가 안 돼?

(4-60대 문화센터 수강생)


어느 날 한 가지 제안이 담긴 메일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문화센터 담당자입니다. 혹시 이곳에서 주부분들을 대상으로 영어 강의를 하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첫 번째 책 《김미어 픽쳐 플리즈》를 인상 깊게 보았다며 강의를 제안한 것이다. 문화센터 특성상 40대 이상의 주부분들이 수업을 많이 들으시는데, 이분들을 대상으로 기초영어 수업을 담당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당시만 해도 대학생과 직장인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망설여졌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수강생으로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수락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 당장 급한 시험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심리적 여유는 많다.

- 여행 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초적인 회화 능력을 원한다.

- 오랫동안 영어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영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배우는 내용을 더 단순화시키고, 더 많은 반복으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입에서 영어가 조금씩 나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경 쓴 부분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드리는 일이었다.


“나이가 들다 보니까 머리가 굳어서 공부하는 게 힘들어. 외우면 또 까먹고 또 까먹고… 영어 말하기 하는 것은 괜한 욕심인가 봐. 어릴 때 영어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그랬어.”


많은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자신감을 쌓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은 머리를 같이 풀자고 말씀드리면서 한 문장씩 쉽게 설명하고 여러 번 반복하면서 따라하기 시작했다. 짝을 지어서 하는 L.B.T(Learning By Teaching)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큰 소리로 따라 했다. 어릴 때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다들 잘 따라 하셨다. 앞에 있는 강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는 시간을 많이 주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조금씩 달라진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괜히 걱정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즐겁게 따라 해주셨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직장인이나 학생들보다 더 잘하는 분들도 많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영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장 영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취미활동처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급해지지 않아서 차근차근 잘 따라올 수 있었다. 기본기를 쌓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물론 숙제를 하는 시간에 따라서 실력 향상의 차이는 다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더 이상 영어가 큰 짐이나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꾸준히만 하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쌓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여행을 가서 조금씩 사용해 보기도 하는 승전보(?)를 하나둘씩 전해주었다.


그분들을 가로막는 것은 ‘나이’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가져왔던 고정관념들이었다. 


쌓아온 시간만큼 풀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단순하고 쉽게 설명하고 반복 연습을 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다 영어를 잘할 수 있다.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었던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