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외워도 돌아서면 영어 문장이 기억 안나는 이유

"열심히 영어 문장을 외웠는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기억이 안나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봐요."


2-30대부터 4-50대 이상까지 모두 이렇게 말씀합니다. 과연 머리가 나빠서 혹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요? 


저도 늘 이런 말을 달고 살았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이나 머리' 핑계를 대지 않습니다. 영어 문장이 외워지지 않았던 이유와 해결책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세요.




분명히 외웠는데...


공부에 쏟는 시간과 열정만큼 충분한 실력 향상을 이루지 못하는 학습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기계적 암기 습관입니다. 저 역시 그대로 시행착오를 경험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욱 크게 느껴지곤 합니다.


대체적으로 초보학습자들은 자신이 익혀가는 문장이나 대사를 열심히 외우기는 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문장을 자신의 언어로 완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은 생략하곤 하는데요. 학습자 분들께서 꼭 생각해 보시고 자신도 그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으면 당장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채우려면 일단 무작정 부어 넣기 전에 담을 그릇의 상태를 점검하고 채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계적 암기는 이런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영어 문장을 외웠다고 하더라도 그 말의 의미를 깊게 체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암기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게 됩니다.


문장을 외워서 말을 할 때는 항상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말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말을 뱉는 과정에서 말의 의미와 언어적 규칙을 감각적으로 체득할 수 있습니다.


아마 도전을 시작하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나는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하지 마십시오. 상당히 많은 공부를 통해서 많은 문장을 외웠다는 학습자들도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면 기계적 암기를 해왔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계적 암기 '셀프 테스트'


짧은 문장을 열심히 외워도 조금만 지나고 나면 바로 생각이 안나는 경험을 해 보신 적 있나요? 그렇다면 그 영어문장을 외울 때 진짜 언어로 받아들이면서 외운 게 아닙니다. 그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활자나 소리의 의미를 잠깐 생각만 해 본 후, 기계적으로 암기한 것일 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어로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직접 해보시기 바랍니다. 



“잘 안되니까 첫사랑이지. 잘 되면 그게 첫사랑이냐?”


평소에 쓰기 쉬운 이 문장을 한번 외워보도록 하세요. 여러분들이 이 문장을 외우려고 하면 문자나 말의 구조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외울 수 있을 겁니다. 오직 문장이 말하는 바, 즉 문장의 의미에만 초점을 맞추게 될 텐데요.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인데다가 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낯익은 단어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한두 번 가볍게 듣기만 해도 쉽게 외우고 기억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말하고 있는지 순식간에 떠오르고 그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의미를 아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각 단어와 문장을 외우면 전혀 반복해서 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주일 후에 정확하게 또는 비슷한 어휘와 구조로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신문에서 발췌한 문장 하나를 외워보도록 해 봅시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1.75%를 기록했다.”


어떤가요? 상대적으로 외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이런 경제 용어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쉽게 외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평소에 이런 경제 용어와 동떨어진 삶을 사는 분들은 이 문장을 외우려면 꽤 공을 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대충 어떤 말인지 감을 잡고 당장은 외웠다고 하더라도 일주일 정도 후에 다시 얘기해 보라고 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일단이 문장에 들어가 있는 전문용어가 생각나지 않겠지요? 그리고 그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모르니 비슷한 구조와 의미로 말 자체를 하기도 힘이 들게 됩니다.


우리말이라도 익숙하지 않고 평소 접하지 않은 것을 듣거나 읽으면, 의미를 ‘이해’ 할 수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외워서 따라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여러 번 계속해서 반복한다 해도 생각만큼 깊이 있게 각인이 되질 않게 됩니다. 한 마디로 잘 외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 문장을 외우고 자연스럽게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계적으로 문장이나 소리 자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고 깊이 있게 체화해서 자신의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여러 번 듣고 따라하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각 단어의 의미를 아주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또 전체 영어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개념이 쉽게 이해되고 바로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이후에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해 보면서 완전히 자신의 언어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영어를 포함한 모든 외국어도 한 문장 한 문장 익혀갈 때 이런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모국어인 한국어라 하더라도 모르는 단어와 개념으로 이루어진 문장은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체화의 정도가 근본적으로 다른 외국어는 말 할 필요도 없겠지요.


단순히 문장을 읽고, 소리를 듣고 나서 의미를 대충 이해하는 수준에서 외우는 것은 실제로 말하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처음 익힐 때 확실하게 자신의 언어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각 단어와 전체 문장의 의미를 완전하고 깊이 있게 각인시키는 과정을 꼭 거치기 바랍니다.




기계적으로 외우기만 한다면 공부한 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이 언어 공부입니다. 영어 문장 의미를 정확하고 뚜렷하게 각인시키면서 외우자! 절대로 잊지 마세요.


* 영어문장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모든 문법적 내용까지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라, 어떤 느낌으로 말하는 지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혼자 하는 게 힘들면 사전이나 영어 멘토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